아침이슬, 원래의 용도로 쓰여서는 안되는 무언가.

536.wma

DC이명박갤 - 쒸발 울분이 소낙비처럼 내리고 있다!!!!!!

세상에는 (무기를 제외하고도) 제 용도로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것들이 몇 안되지만 존재합니다.

담배가 그 좋은 예지요.
(전에 모종의 강의에서 담배가 "설명서대로 사용했을 때 사용자를 죽게 만드는 유일한 약품" 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외에 또 하나를 꼽으라면 저 [아침이슬]이라는 노래를 꼽겠습니다.

제가 저 아침이슬이라는 노래를 처음 접한 것은 노래로써 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노래의 제목과 "예전에 독재정부에서 저 노래를 금지곡으로 정했었다."는 팩트 였습니다.

학교에서 배웠던건 아니고 다큐멘터리인가 뭐 그런 것을 보다가 어머니께 질문을 통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제 첫 질문이 "왜 노래를 못 부르게 해요?" 였는데 어머니의 답변은 그저 "그냥 학생들이 노는 꼴을 못 봐준다 그런 이유지." 정도 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초딩도 안된 놈에게 당시의 시대상황을 설명하기 애로사항이 꽃피니 대충 말해주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게 초~ 꼬꼬마이던 시절이 지났고 아마 초딩 초반, 그러니 아직 국민학생일 때였을겁니다.

우연한 기회에 아침이슬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첫 감상은

"내가 독재자라도 저건 금지곡이다."


였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몰라도 옛날에 누군가가 독재를 벌였고 거기에 대항하여 항쟁한 사람들을 탄압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니까요.
(전 꽤 조숙했다니께요)

하지만 시대가 지났고 제가 저 노래를 처음 접했을 때가 김영삼 말기였나 그랬을겁니다.

더 이상 저 아침이슬은 원래의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고 사용될 수도 없었습니다.

그저 조금 서정적이고 슬픈, 독특한 가사의 노래에 지나지 않았지요.

그 이후로도 각종 무시무시한 시위가 많기는 했으나 (대우라던가 부안이라던가 FTA라던가) 이는 국민 전체가 아닌 특정집단에 국한된 경우로 조금 달랐죠.
-어, 여기에서 좀 돌이 날라올지도 모르겠는데 대우사태때 현대직원이 시위에 참석했다거나 부안사태때 부산토박이가 시위에 참가했다는 제보를 주신다면 지우겠습니다.-

그런데 여기, 지금, 2008년 대한민국에서 저 아침이슬이 제용도로 쓰이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다시는 현역으로 뛸 일이 없으리라 여겨온 수천만의 믿음을 깨고 뒷방늙은이로 존재하던 저 노래가 안채로 나왔습니다.

뭐가 어찌 돌아가는 건가요?

뭐를 어찌 해야 하는 건가요?

아침이슬의 슬픈 노랫말보다, 저 노래가 현역으로 뛸 수 있는 대한민국이 더 슬픕니다.
by 이등 | 2008/06/05 07:13 | ETCETERA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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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라쥬나이트 at 2008/06/05 10:06
음.... 뭐랄까, "그저 조금 서정적이고 슬픈, 독특한 가사의 노래"가 아침이슬의 원래 용도가 아니었을까요? 양희은씨가 작정하고 시위용 노래 만들자! 한건 아닐테니까요.-그랬다면 아침이슬은 민중가요였겠죠. 어쨌든 시위장에 다시 아침이슬이 울려퍼지는 이 시대는 정말 슬픕니다.
Commented by 고아라 at 2008/06/05 10:54
아침이슬은 김민기가 만든 노래죠.
김민기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만든 건 아니었습니다.
아름다운 가사로 박정권이 상을 주기도 했구요.
이 노래가 시위에서 불리워 지면서 금지곡이 되었지요.
Commented by 로리 at 2008/06/05 11:03
실제로 양희은씨조차 운동권에는 별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그저 조금 서정적인 가사가 왠지모르게 상황과 오버랩된 것이죠. 그러고보니 금지곡이 되면 나름 잘 팔리던 시절이라 은현중에 금지곡 지정을 받고 싶어했다고도 하는 것을 보면 재미있긴 합니다. 정말로 독재는 무서운 것이 아니라 웃긴 것이라는 양희은씨의 말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이등 at 2008/06/05 11:04
미라쥬나이트님 고아라님// 저도 꼭 시위에 맞춰서 만들어졌단 것이 아니라 의외로 적절하게 들리는거죠. 시위에 쓰였다는 것도 의외의 적합성을 발견해서 일 것이고요.
Commented by Earthy at 2008/06/05 11:06
이 노래는 시위용으로 만든 게 아닙니다. 쩝.
시위용으로 사용이 된 거죠.
제 목적으로 사용이 되고 있는 건 아니고, 단지 예전과 같은 목적으로 사용이 되는 것일 뿐.

그리고 사람들이 관심이 없으신 건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효순. 미선양 사건 때도...
노무현 탄핵 때도...
모임에서는 항상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새삼 몇십년을 건너 뛰어 지금 나온 게 아니라는 거죠, 뭐.
Commented by 이등 at 2008/06/05 11:12
Earthy님// 음 제가 쓴 저 원래용도란 것이 좀 마니 잘못 표현됐군요;; 근데 다른 시위때도 쓰였다는데 그건 좀 다른게 이번 경우 많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나선 시위대를 폭력으로 탄압하는 것에 대해 저 노래가 쓰였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좀 다르죠. 장갑차때, 탄핵때 이정도의 유혈사태는 없었잖아요. 그걸 말하고픈거였는데 글이 괴발쇠발이다보니 이거 여러가지 오해를 많이 사네요.
Commented by 다비 at 2008/06/05 12:56
대추리는요?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갔습니다. 가르지 마세요.
Commented by 미미르 at 2008/06/07 10:15
현상황은 참 슬픕니다.
Commented by PGP-동호 at 2008/06/07 10:27
갑자기 생각난것 하나...
아리랑은 우리나라 고전 민요지 "붉은악마 녀석들이 남의 국가씹으면서 부르라고있는 노래 아니다" 라는것이(...)
참 R웹에 가끔 멋진 덧글이 많았는데(...다 기억이 안나는군요 이게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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