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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5   정상에 관한 개소리 [6]
정상에 관한 개소리


글쓰기에 앞서 예언을 하나 하고싶다.

"이 포스팅은 무플이 될 것이다."

그만큼 앞으로 할 말은 두서없고 난잡한 무개념이 될 것이다.

게다가 포스팅시간이 이따위라면 밸리노출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테니 밸리타고 오는 사람이 전무할 것이니까 무플확률이 한층 더 증가하리라.

각설하고

정상【명사】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
= top이 아니라 normal이다.

하드에 깔려있는 한컴사전이 저렇게 말을 하신다.

대단히 오소독스한 정의이다.

아니 정의란건 원래 오소독스한 것인가?

아무튼 무척 직관적인 설명임은 분명한데 문제는 저 '변동'과 '탈'이라는 단어의 정의이다.

간단히 말해서 정해진 길에서 어긋나는 것이 변동과 탈이다.

그렇다면 그 정해진 길은 무엇인가.

간단한 예를 들자.

고대 몽고에서는 죽은 사람의 시체를 초원에 내어놓아서 야생동물이 뜯어먹고 바람에 자연스레 썩도록 하였다.

어딘가의 원주민들은 사자의 몸을 먹는 풍습이 있었다.

저런 행위들은 그들에게 있어서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 사자(死者)를 존중하는 행위였다

즉 그들에게 정해진 길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유교에 물든 전통적 한국인의 눈으로 본다면 어떨 것인가.

야만적이고 패륜적인 행위일 뿐이다.

정도를 벗어난 비정상인 것이다.

여기서 이 포스팅의 시발점을 말할까 한다.

이웃의 모 블로거가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엔딩의 스텝롤까지 다 보는 것이 자신밖에 없었다는 것을 말하며 자신이 비정상일 것이라고 말한 포스팅이 이 글을 쓴 계기이다.

몇천원이 됐든 몇만원이 됐든 요구된 댓가를 지불하고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았다.

돈을 지불함으로써 스텝롤과 그 후에 있을지 모르는 오마케(?)를 모두 볼 권한을 획득함은 당연하고 이를 누리려고 하는 것 역시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기백의 관객들이 죄다 스텝롤 올라가고 불이 켜지면 우루루 나가는 상황에서 꿋꿋히 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역시나 '비정상'이다.

저 정상, 비정상이라는 말에는 다수결과 같은 다수의 횡포가 내재되어있다.

"우리와 다르다, 고로 넌 그르다."

절대적인 기준?

그 역시나 다수의 가치관을 전제로 하고있다.

절대적이라는 것은 그저 '절대다수를 기준으로 하는 상대적'에 지나지 않는다.

그 가치관을 가진 숫자가 전 인류의 100%가 되는 순간 그것은 상대적에서 절대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반례를 하나 들어보자.

지구와 멀리 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행성, 그곳에 고통을 느끼지 않으며 신체를 절단하면 바로 복구되는 생물체들이 산다면 그들에게 있어서 날붙이로 타인의 신체를 절단하는 행위가 범죄일까?

어쩌면 그들에게 있어서 타인의 신체를 절단하고 그 복구를 보는 행위는 극도의 예를 표하는 행위이거나 가벼운 인사행위가 될지도 모른다.

결국 타인의 신체를 날붙이로 훼손한다는 행위가 범죄행위로 치부될 수 있는 것 역시나 60억의 인류라는 대다수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 뿐이다.

예전에 들었던 말 중에 '외눈박이의 세계에서 눈 두개는 병신이다.' 라는 말이 있었다.

숫자의 대소는 상관이 없는 것이 눈이 세개인 사람이 현실에 나타나면 그것 역시나 기형일 뿐이다.'

그러니까 '정상적'이라는 말만큼 다수의 행포를 잘 나타내는 단어도 드물다는 것이다.
by 이등 | 2008/10/15 05:00 | ETCETERA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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